교회의 적정 규모는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커질 수록 좋은 것은 아닙니다. 커지면 폐단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가족과 유사한 공동체입니다. 교회가 가족과 같다는 것은 오래 함께 하고, 함께 성장하고, 관계성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사람 수가 많아지면 공동체를 조직화해야 할 필요가 생깁니다. 공동체적 관계를 제도적 장치들이 대신하게 됩니다. 교회의 운영이 관료화됩니다. 그래서 교회가 커지면 위계에 의한 관리, 효율성에 의한 관리가 형성됩니다. 교회의 사이즈는 목회자(설교자)와 성도들이 인격적 관계성을 가지고 접촉할 수 있는 정도가 적정 사이즈입니다. 설교자는 멀찌감치 저 멀리 있고, 다른 목사들에게 위임해서 교구 관리를 하는 식으로 모이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목사가 아니라 사도이기를 자처하는 것입니다.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호흡하며 관계적 유기성 속에 복음을 삶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교회의 적정 목표 사이즈는 아마도 150명에서 500명 사이가 될 것입니다. 경험칙으로 보면, 80명에서 250명 정도가 제도화/조직화/관료화의 폐단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복음을 유기적 관계성 속에 역동성 있게 담을 수 있는 규모일 것입니다. 초소형 (마이크로) 교회를 고집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도가 있고 회심이 있다면 교회의 성도 수는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형교회를 지향하는 것은 나방이 불을 보고 달려드는 것과 비슷할지 모릅니다. 교회가 대형화된다는 것은 권력이 집중된다는 것이고, 돈과 힘이 모이는 것을 수반합니다. 숫자는 힘이고, 돈은 능력인 세상에서, 교회는 부목사들 간에 권력 각축장이 되기 쉽습니다. 장로들과 목사 사이에 영향력 다툼의 장이 되기 쉽습니다. 장로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과 직위를 원하는 사람들은 지위와 힘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교회가 세상적인 경쟁구조로 변하면 복음이 사라집니다. 대형화되는 조직을 복음적으로 운영하려면 탁월하고 지혜로우며 복음에 헌신된 리더십 팀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현상 교회에서 이루기는 매우 희귀한 일입니다. 인간의 죄성은 대형화되는 조직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각종 지위와 복리를 마다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교묘한 까닭입니다.
교회가 가정이라고 할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목사들이 영적인 어른 다운 심정과 생활과 지도력을 가지는 것이며, 교회 지도자들 (장로, 권사, 집사, 순장 등) 또한 영적 어른 다운 사람들로 세워져야 합니다. 교회에서 목사들과 장로들과 지도자들 안에 복음이 형성하는 공동체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하기에 적정한 사이즈는 그들이 함께 얼굴로 마주 보고 함께 상의하며 서로 배울 수 있는 정도입니다. 복음을 경험하는 것은 관계성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제자도는 지침에 대한 일방적인 순종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관계성 속에서 보고 듣고 겪으면서 경험되고 발견되고 전수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형교회들의 셀 조직은 제자도의 왜곡을 초래합니다. 복음을 배우고 실천하기에 가장 좋은 규모는 대형 조직이 아니라 친밀하고 비공식적인 만남이 가능한 작은 규모입니다. 교회는 은혜의 복음을 함께 알아가는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마치 사람을 쓰고 버리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복음적입니다. 교회는 누가 누구를 사용하는 관계가 아니라, 은혜를 깨달은 죄인들이 모여서 함께 주님을 배워가는 공동체입니다.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