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12일이었습니다. 4월 17일 설립예배를 준비하는 분주한 때였습니다. 낮에는 구미공장에 직접 주문했던 텔레비전이 도착했습니다. 예배당에 비치할 헌금함을 주문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설립예배 초대장을 추가로 발송했습니다. 저녁에는 5-6명이 모여서 기도회를 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로 기억이 됩니다. 강원도 춘천에서 주향교회를 담임하시는 이병철 목사님이 갑자기 찾아오셨습니다. 서울에 노회 일이 있어서 오셨다가 일정이 끝나고 들르신 것이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저의 대학시절 교회선배님이기도 합니다. 춘천에서 교회를 시작해서 이제 8년 정도 되셨다고 했습니다. 우리 기도회에 함께 하셨습니다. 거의 두 시간이나 함께 열심히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좋았었는지, 그때만 생각하면 그분의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때 해주신 말씀 중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다”. 여러 가지 일로 분주하고 걱정과 염려도 있었는데, 그 말씀은 제 마음에 깊이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들은 말이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몰랐던 이야기도 아니었습니다. 그 말은 그분의 삶에서 우러나온 이야기였기에 울림이 컸습니다. 긴 시간 우러나온 국물이 진국이듯, 삶의 긴 여정에서 우러나온 신앙고백이 진수임을 느낍니다.
참된 교회는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의 것인 교회는 하나님이 직접 만들어가십니다. 참된 성도는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의 것인 성도는 하나님이 직접 만들어가십니다. 교회나 성도나 참되게 교회인지, 참되게 성도인지가 중요합니다.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참된 교회이거나 참된 성도라면 결국 하나님께서 시작하시고, 이루실 것을 아는 담대함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회는 일하기 위해서 오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사람을 사귀기 위해서 오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오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내 힘으로 내가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백성의 할 일은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기를 힘쓰고,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하기를 힘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의 할 일은 예수님을 알고, 그 분 안에 있기를 힘쓰는 것입니다. 교회의 본연의 목적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또한 하나님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사귀기 위해 오는 곳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을 돕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은 하나님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참된 성도는 종교성이 강한 사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참된 성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들으며, 생각하며, 배우며,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참된 성도는 종교적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참된 성도는 그 마음이 새로워져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참된 성도는 신비한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참된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인 것을 깨닫을수록 예수님이 나의 구원자이심을 더욱 절감하며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복음을 알고 싶어하며, 복음을 깨닫고 있으며, 복음에 반응하고 있다면, 참된 성도의 표지인 것입니다. 여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긴 시간 동안 말씀과 기도, 예배와 순종 속에 우러나야 합니다. 그래야 진국이 됩니다. 진미를 냅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급하게 맛을 내려고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의 복음의 말씀 속에 깊이 잠겨야 합니다. 하나님을 알아가는 여정에 있어서 성급하게 포기하는 분이 한 명도 없기를 바랍니다.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차근차근 알아가면 반드시 우리 안에서 복음의 맛과 향기가 우러나오는 때가 생깁니다. 우리의 삶은 우연의 실수도 아니고, 운명의 장난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소유하시고 하나님이 책임지시는 하나님의 성도이며 하나님의 교회가 우리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주님을 열심히 알아가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 마음을 채우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