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가족입니다. 신앙으로 재창조되는 영적인 가족입니다. 믿음으로 만들어지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혈연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람들을 사랑하는 영적인 대가족입니다.
이것은 동양적인 효 사상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기독교가 효와 반대된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분명 그렇게 오해한 신자들도 있었기는 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제대로 읽고 믿는 분이라면 효를 지킬 뿐 아니라 그 이상도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실 때 자신의 제자인 요한에게 그 어머니를 부탁하셨습니다. “보라 네 어머니이다”라고 맡기셨습니다. 또한 그 어머니에게는 제자 요한을 가리키면서 “아들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혈연에 매여서 혈연의 한계에 갇혀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혈연의 벽을 뛰어넘는 영적인 가족을 만들어주신 것입니다.
소설가 조성기의 젊은 날 소설인 “라헤트 하헤렙”에는 신앙생활 한다면서 부모를 등한시하는 신앙인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성경에 보면,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는 경고의 말씀이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5:8). 신앙을 핑계로 부모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신앙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떤 분은 종종 이런 말씀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하지 아니하며” (마태복음 10:37). 그러나 이 말씀은 인생에 있어서 절대적인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이지, 부모나 자식을 버리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나를 만드신 참 영적 부모이신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순종하는 것이 그만큼 더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가족이 소중한 것은 하나님께서 주셨기 때문이라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가족이 아무리 소중해도 하나님을 대신해선 안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아닌 다른 무엇이나 누구를 절대화시키면 그것 때문에 인생은 불행해지는 것을 경고하신 말씀이지요. 나뿐 아니라 나의 부모님과 자녀까지 모두 창조하신 하나님을 사랑할 때에 가족을 온전한 사랑으로 대하게 되죠.
예수님은 이런 경고도 하셨습니다.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 너희가 만일 선대하는 자만을 선대하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이렇게 하느니라” (누가복음 6:32-33). 자기 가족을 사랑하는 것은 기본이기 때문에 칭찬받을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
예수님이 하신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대감과 거부감의 벽을 무너뜨리신 것입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문명인과 야만인, 남자와 여자, 자유인과 예속인,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무식자와 지식인, 주변부에 있는 사람과 중심부에 있는 사람… 모든 장벽을 무너뜨리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장벽없는 가족이면서 집안이면서 문중이며 민족이 되는 겁니다. 전에는 원수였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하나님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지요.
그런 교회들이 우리에게 있나요? 요즘 교회들 모습은 어떤가요? 이것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문제는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의 문제이지요. 함께 사랑하고, 함께 성장하고, 함께 발전하는 영적 가족을 함께 이루어가길 바랍니다.
뉴시티교회 오종향 목사